내로라하는 영화와 영화인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세계 3대 영화제 중 하나인 베니스 국제 영화제에서 영화 <조커>가 코믹스 영화 최초로 영화제의 최고 상인 황금사자상을 수상했다. 코미디언을 꿈꾸던 고담시의 가난하고 고독한 길거리 광대 ‘아서 플렉’이 희대의 악당 ‘조커’로 재탄생하는 모습을 담은 영화는 국내에서도 500만 관객을 돌파하며 큰 인기를 얻었다. 모두가 미쳐가는 코미디 같은 세상에서 맨정신으로는 버틸 수 없었던 그가 앓았던 것으로 추정되는 정신질환을 알아보자.

편집실 ┃ 감수 정신건강의학과 최치현 교수

영화에서 아서 플렉은 원치 않는 상황에서 웃음을 참지 못해 곤란한 상황에 처하곤 한다. 필사적으로 웃음을 참으려 하지만, 상태는 악화되기만 한다. 버스 안에서는 사람들에게 자신이 웃음을 참지 못하는 병이 있다고 쓰인 쪽지를 나눠주기도 한다.

병적 웃음은 뇌 전두엽에서 감정조절을 담당하는 부분이 손상되어 웃음을 참거나 조절하지 못하게 되는 증상이다. 주로 파킨슨병, 뇌졸중, 치매 등에 의해 발생한다. 갑작스럽게 시도 때도 없이 웃음을 터뜨리기 때문에 일상생활에 어려움을 겪는다.  특히 누가 다치거나 아픈 상황에서 분위기에 맞지 않게 웃음이 나와 사회적으로 쉽게 고립된다. 다만 영화에서 조커는 사회적인 상황에서 어쩔 수 없이 웃어야만 하는 심리적인 면이 있는 듯하다. 자신의 감정을 숨기고, 거짓 웃음을 지여야 하는 모습은 현대 사회에 많은 사람들에서도 관찰된다. 

약물치료의 경우 웃음의 빈도를 낮출 수 있다는 보고가 있으며, 질병교육 및 상담 치료는 병적 웃음으로 인한 사회적, 심리적 어려움에 도움을 줄 수 있다.

아서 플렉은 같은 아파트 엘리베이터에서 우연히 마주친 이웃 ‘소피’와 사랑에 빠진다. 데이트를 즐기던 두 사람은 서로의 집에 드나들 만큼 친밀한 사이가 되는 듯했다. 하지만 이 모든 건 아서 플렉의 망상이었다. 아서 플렉은 망상장애를 앓고 있던 것으로 보인다. 망상장애는 질투형, 과대형, 색정형, 피해형 등으로 나뉘는데, 아서 플렉의 증상은 다른 사람이 자신을 사랑하고 있다고 믿는 색정형에 속한다. 색정형 망상은 자신을 쳐다만 보거나 작은 호의를 베푸는 것에도 자신에게 호감을 가지고 있다고 믿는다. 유명 연예인을 상대로 자신과 사귀고 있지만, 스캔들이 날까봐 혹은 스케줄이 바빠서 등의 이유로 만나지 못한다고 믿는 망상은 흔한 색정형 망상장애다.

망상장애는 치료가 어려운 경우가 많다. 대부분 환자가 자신의 증상에 대한 인식이 없는 경우가 많으며, 자신의 망상에 빠져 문제가 있다는 것조차 인정하지 않기 때문에 병원을 찾지 않는다. 병원을 찾더라도 환자들은 자신의 증상을 호소하지 않고 치료에 저항하거나 심지어 치료자를 망상 안에 끌어들이기도 한다. 증상이 심하지 않은 경우, 외래에서 치료하는 경우도 있으나, 정확한 평가가 필요하거나 증상이 심각하여 자신이나 타인을 해칠 위험이 있는 경우 입원 치료를 진행하기도 한다.

지하철에서 자신을 비웃던 사람들을 살해한 아서 플렉은 일말의 죄책감도 보이지 않는다. 살인 후에도 어떠한 감정의 동요나 위축 없이 오히려 희열을 느끼는 모습을 보인다. 이를 통해 그가 반사회적 인격장애를 앓고 있는 것으로 유추할 수 있다.

반사회적 인격장애는 다른 사람의 권리를 무시하는 무책임한 행동을 반복적, 지속적으로 보인다. 범법행위에 참여하거나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고도 양심의 가책을 느끼지 못한다. 유전적인 요소가 원인으로 알려져 있지만, 반사회적 인격 자체가 유전되는 것인지 충동성이나 공격성 등의 기질이 유전되는 것인지에 대해서는 명확하지 않다. 환경적으로는 어린 시절부터 부모의 양육 학대, 폭력, 착취 등을 경험한 경우가 많다.

2019.10.02. 감독 토드 필립스

호아킨 피닉스, 재지 비츠, 로버트 드 니로, 프란시스 콘로이 등


'조커'를 주인공으로 한 첫 단독 영화로, 코믹북 내용이 아닌 영화를 위해 완전히 재창조된 새로운 이야기다. 고담시의 가난하고 고독한 길거리 광대 ‘아서 플렉’이 어떻게 조커가 됐는지에 대해 그린다. 이제껏 본 적 없는 진짜 ‘조커’를 만날 수 있는 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