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를 맞아 색다른 산책길에 오르고 싶다면 마포로 가자. 망원시장에 들러 활기를 충전하고 근처 문화유적지로 발길을 돌려 차분한 시간을 가져보자. 2020년 새해, 망원시장에서 망원정까지 맛있고 멋있는 산책길을 제안한다.

편집실 ┃ 사진 이덕환

시장만큼 삶의 활력이 느껴지는 공간이 있을까? 평범하지만 특별한 망원시장과 주변 문화 유적지를 둘러보며 새해는 맞이하는 것도 의미 있는 일이다. 지하철 6호선 망원역에서 한강공원 망원지구 입구까지 ‘망리단길’로 불리며 핫한 거리로 등극한 이 곳은 예쁜 상점과 카페들이 들어서 있다. 망원동길은 재래시장인 망원시장을 중심으로 확대됐다는 특징이 있다.

망원시장은 뭔가 대단한 것이 있는 커다란 시장이 아니다. 원래 망원동에 있던 재래시장인 성산시장이 2000년 초반 재개발로 문을 닫으면서 그 옆 골목에 시장골목이 형성됐다. 이제 10년 정도 된 ‘젊은’ 시장이다. 대형 마트들이 생겨나면서 많은 동네에서 재래시장이 문을 닫았지만, 망원동은 오히려 시장이 커져 나간 것이다.

마포구에는 문화유적지가 곳곳에 보물처럼 숨어있다. 아파트 사이에, 골목 한 켠에 자리잡은 유적지들은 우연히 지나가다 발길을 멈추게 한다. 공민왕사당과 광흥당, 한강 뷰가 멋진 그림처럼 보이는 망원정 터까지 망원시장에서 망원정까지 마포구를 돌아보자.

망원시장은 우선 생긴 지 얼마되지 않아 시장 자체가 깨끗하다. 망원시장이 다른 재래시장과 비슷하면서도 유독 젊은이들이 많은 이유 중 하나는 바로 맛있으면서도 저렴한 먹거리가 많기 때문이다. 대표 간식인 떡볶이, 튀김, 순대는 기본. 망원시장의 대표 먹거리인 다양한 맛의 닭강정, 핫바, 탕수육, 수제고로케 등이 그것이다. 또 3500원에 칼국수, 닭곰탕을 만나볼 수도 있다. 닭강정이나 탕수육은 3000원 안팎의 가격에 컵에 담아 팔기도 해 구경하면서 먹기에 제격이다. 차를 이용할 경우에는 망원시장 옆에 위치한 지상 1층, 지하 3층 규모 주민센터 공영주차장를 이용하면 된다. 망원시장 이용 영수증을 제시하면 2시간에 한해 30% 할인을 받을 수 있다.

※ 주소 : 마포구 포은로8길 14

마포구 창전동에 있는 공민왕사당은 고려 공민왕과 왕비였던 노국대장공주, 그리고 왕을 호위하는 최영장군과 광자, 공주, 옹주 등의 화상이 있는 사당으로 등록문화재 제231호다. 공민왕은 화가로도 유명하며 재위시 이 곳의 한 정자에서 한강을 바라보며 시화를 즐겼다고 한다. 조선시대 초 서강 일대에 양곡 보관 창고를 지으려 할 때 동네 노인의 꿈에 공민왕이 나타나 이곳에 당을 짓고 매년 제사 지낼 것을 계시한 데 따라 그를 기리는 사당을 지었다고 한다. 현재의 건물은 6·25전쟁 때 파괴된 것을 전쟁 직후 주민들이 새로 건축한 것이다. 일반적으로 사당 건물은 전면이 3칸인 데 비해 2칸인 것이 특징이다. 또 사당 앞에 있는 신당 우물은 제사가 소홀하면 우물의 색깔이 탁해지는 모습을 보여 상수동의 당우물, 해우물과 더불어 서강 3대 우물로 유명했다.

※ 주소 : 서울시 마포구 창터1길 28-1

망원정터는 조선 세종 6년(1424) 세종의 형인 효령대군의 별장으로 지어진 건물이다. 이듬해인 1425년 가뭄이 계속되자 농민들의 삶을 걱정한 세종이 농사형편을 살피기 위해 서울 서쪽의 넓은 들을 시찰하고, 효령대군의 별장인 이 정자에 들렀다. 이때 마침 단비가 내려 온 들판을 촉촉히 적시자 왕이 기뻐하며 정자의 이름을 ‘비가 옴을 기뻐한다’는 의미의 희우정(熹雨亭)이라 명명하고 현판을 내려주었다. 세종은 그 후 희우정에 자주 행차해 농정을 살피곤 했다. 이후 성종 15년(1484) 성종의 형 월산대군이 정자를 크게 고치고 ‘산과 강을 잇는 아름다운 경치를 멀리까지 바라본다’는 뜻의 망원정(望遠亭)으로 개명했다. 성종을 비롯해 이후 역대 왕들은 세종때와 마찬가지로 매년 봄, 가능 서교지역(망원, 성산, 서교동 일대)에 나와 농사를 시찰하는 한편 군사훈련을 관람했다고 한다. 그러나 1925년 서울지역의 대홍수로 망원정은 유실되었고 이후 1986년 한강변문화유적지복원계획의 일환으로 복원되어 지금의 모습을 갖추었다.

※ 주소 : 마포구 동교로 8안길 23

광흥당은 전통문화의 소중함을 일깨우기 위한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곳으로 향토사료 발굴·전시 및 청소년등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해금부터 가야금, 한국무용, 장구, 경기민요 등 전통 악기와 민요, 무용 등의 강좌를 상시 운영 중이며 수강료도 저렴하고 악기 대여도 가능해 관심있는 이들이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또 전통 문화를 계승하고 알리기 위해 정월대보름에는 근대 이전의 풍속과 생활모습이 반영되어 민간에 전해져 오는 정월대보름 놀이, 연날리기, 지신밟기, 석전, 척사대회를 진행하고 있다. 성년의 날에는 전통 성년식을 진행하며, 한국의 전통 국악을 알리기 위한 국악한마당, 마포국악울림 공연 등도 열린다. 외국인 전통문화 체험, 마포나루 선비 바둑전 등 다채로운 행사를 마련해 지역주민은 물론 광흥당을 찾는 사람들에게 문화재와 연계한 전통문화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다.

※ 주소 : 마포구 독막로 21길 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