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3월에 과로로 쓰러진 이상규 씨는 해리성 대동맥파열로 대수술을 받게 되었다. 손상된 혈관을 인조혈관으로 바꾸기 위한 연이은 수술 끝에 겨우 생명을 구할 수 있었다. 하지만 20분 내에 마쳐야했던 긴박했던 수술에서 이상규 씨는 장기 및 신경에 손상을 입었다. 그는 척수신경 손상으로 하지가 마비가 되었고 신장에도 큰 손상을 입었다. 모두들 그를 보며 ‘살아난 것이 기적’이라고 말할 정도였다.

기적적으로 살아났지만 문제는 재활치료였다. 의료 체계가 열악했던 때라 수술을 받은 후 다른 병원에 가서 재활의료를 받아야 했었다. 이상규 씨는 많은 병원을 옮겨 다니며 재활치료를 받았지만 끝까지 그를 돕는 곳은 없었다. “병원에서 재활치료를 두 달 정도 받으면 쫓겨나게 돼요. 어디든 잘 받아주지 않았고 그때 보라매병원에서 저를 받아줬어요.”

서울특별시의 공공병원이면서 공공의료를 중요하게 여겼던 보라매병원이 그의 손을 잡아준 것이다. 그렇게 2006년부터 이상규 씨는 보라매병원 재활의학과 이시욱 교수와 인연을 맺게 되었다.

보라매병원에서 두 달에 걸쳐 재활치료를 받은 이상규 씨는 13년 동안 정기적으로 치료를 받고 있다. 마비로 인한 합병증을 예방하고 조기진단을 위해 꾸준히 관리해왔다. 그 사이 보라매병원 정형외과에서 하체 마비로 엉덩이에 생긴 뼈를 제거하는 수술을 받았고, 성형외과에 입원해서 욕창 염증치료를 받기도 했다. 이상규 씨는 자신의 모든 건강을 보라매병원에 온전히 맡기고 있다.

치료를 받는 중에 어려움은 없었는지 그에게 물었다. “13년 동안 어려운 점이라면 1년에 한 번씩 검진을 받다보면 준비할 것들이 많아요. 큰 검진인 만큼 육체적으로 힘들 때도 있어요. 하지만 보라매병원에서 그만큼 꼼꼼하게 신경써주시니 지금까지의 인연이 계속되는 거죠.” 그는 보라매병원에 올 때면 재활의학과, 흉부외과, 순환기내과 등의 순회 진료를 받고 석 달치 약을 받아간다. 오래 인연을 맺은 만큼, 보라매병원의 이시욱 교수를 비롯해 많은 의료진들이 그와 돈독하다. 이제 이상규 씨에게 보라매병원은 어느새 친근한 곳이 되었다.

재활치료는 최대한 능력을 발휘해서 환자가 생활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을 말한다. 기술 및 의료상의 도움은 물론 합병증 관리 및 일상생활이 가능하도록 운동과 관리를 돕는 것도 포함한다. 병으로 신체적인 문제가 생기는 것을 ‘장해’라고 정의하고 그로 인해 일상생활을 하지 못하는 것을 ‘장애’라고 한다. 보라매병원에서 재활치료를 받게 되면서 이상규 씨는 자신의 장애를 적극적으로 극복하고자 노력했고, 이상규 씨의 생활도 달라졌다.

이상규 씨는 천장을 바라보고 누워서 하루를 보내는 일이 끔찍했다고 말했다. “누워만 있으니 제가 죽은 사람처럼 느껴졌어요. 그래서 무엇이든 하고 싶었어요. 회사에서 과로로 사고가 났는데 산재승인을 받기 어려웠어요. 그래서 저처럼 산업재해로 사고를 당하고 어려움을 겪는 사람을 도와주고 싶다는 생각을 했죠.” 그렇게 알게 된 일이 ‘노무사’라는 직업이었다. 

새로운 도전은 이상규 씨에게 삶의 활력이자 돌파구가 되었다. 그는 보라매병원에서 정기적인 검진과 치료를 받으면서도 공부를 멈추지 않았고, 1년 6개월 만에 공인노무사 시험에 합격하고 노동법률사무소까지 차리게 되었다.

누구보다도 뜨거운 열정으로 살아가는 이상규 씨. 그에게 보라매병원은 어떤 존재인지 궁금했다. 이상규 씨는 “보라매병원은 나의 생명을 유지해주고, 일할 수 있는 몸으로 만들어줘요. 무엇보다도 오래 만난 친구 같은 존재죠. 보라매병원 앞을 지나갈 때면 제가 느끼는 공기부터가 달라요. 마음이 따뜻해져요.”라고 말했다. 병원에서 검사를 받고 진료를 받는 일은 여전히 힘들지만, 하고 싶은 일을 끝까지 하기 위해 이상규 씨는 재활치료를 멈추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보라매병원은 지금까지 그래왔듯이 끝까지 그의 곁을 지킬 것이다.

이상규 씨는 진정한 의미의 재활을 하셨죠. 보통 병원에서 하는 재활은 합병증 없이 생활하도록 돕는 일인데 스스로 공부하셔서 자격증을 따시며 일상생활을 살아가시잖아요. 지금까지 이상규 씨는 꾸준히 진료받으며 건강 관리를 잘하셨고 장애를 극복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셨어요. 사람이 늙게 되면 안 좋아지는 부분이 더 생기기 마련인데 꾸준히 잘 관리하셔서 사람들이 누리는 모든 것들을 잘 누리시면서 사셨으면 좋겠어요. 저는 언제까지나 이상규 씨 곁에서 최선을 다해서 돕겠습니다. 장애인들이 잘 치료받아서 이상규 씨처럼 잘 생활할 수 있도록 돕는 병원, 앞으로 보라매병원은 공공병원으로써 장애인을 돕고 그들의 건강을 책임져 줄 수 있는 병원이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