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봄,

때때로 지난 삶을 돌아보며 고민하는 당신에게 위로가 될 이야기를 전한다. 추억이 담긴 음악으로 행복한 인생을 노래하는 영원한 디바, 가수 남궁옥분과 순환기내과 김학령 교수가 특별한 만남을 가졌다. 두 사람이 나누는 자신만의 라이프스타일과  가치 있는 삶에 대한 고민과 조언을 들어본다. 


글. 이성주 / 사진. 고인순

가수 남궁옥분 & 순환기내과 김학령 교수

김학령 남궁옥분 씨 만나 뵙게 되어 영광입니다. 어릴 때부터 선생님의 노래를 들으면서 자랐는데 인터 뷰할 기회가 생겼네요. 


남궁옥분 반갑습니다. 선생님. 저야말로 의사선생님과 인터뷰한다고 해서 긴장하고 나왔습니다(웃음). 


김학령 팬으로서 의사로서 궁금한 질문을 드립니다. 무대를 떠나지 않고 꾸준히 가수활동을 하시는 비결이 있을까요? 


남궁옥분 감사하게도 저를 불러주시고 찾아주시는 분들이 있어서 노래를 계속할 수 있었어요. 건강의 비결이라면 커피도 술도 입에 대지 않아요. 나쁜 음식을 안 먹기가 쉽지 않은데 가능하면 제가 정한 원칙을 지키려고 애써요. 하나를 타협하기 시작하면 끝이 없잖아요.

김학령 굉장히 자기관리가 확실하시네요. 선생님께서 가지고 계신 긍정에너지는 어디서 나오나요?


남궁옥분 제 긍정에너지는 노래를 사랑해주시 는 팬들을 통해 나오는 것 같아요. 여전히 가수생활을 하고 라디오를 진행할 수 있어서 감사할 따름이죠. 인생에 있어서 누구나 원하는 삶을 살기는 어렵지만 자신에게 주어진 삶에 감사하는 일이 중요한 것 같아요. 


김학령 선생님의 행복에 대한 철학을 여쭤보고 싶어요. 얼마 전 인터뷰에 '행복하지 않은 사람은 행복한 사람을 이해하지 못한다.'라고 하셨어요. 어떤 의미인가요? 


남궁옥분 사람들은 내일 행복하길 바라며 막연한 꿈을 가지고 살잖아요. 저는 '지금을 살며, 지금 행복하고, 지금에 최선을 다하는 삶' 을 추구해요. 그래서 지금 행복해야 한다고 생각하고요. 최악의 상황을 겪으며 바닥이라 느낀다면 앞으로 좋아질 일밖에 없으니 나쁠 일이 없겠죠.

김학령 살다 보면 '슬럼프'가 올 때가 있잖아요. 선생님께서는 어떻게 극복하시나요?


남궁옥분 스스로 치열하게 이겨내려고 애써요. 언제부터인가 힘들다고 표현하는 게 나의 나약한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는 거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투정을 부리기보다 앞서 나가는 사람을 제 스승처럼 생각하며 배우려고 해요. 힘든 상황을 이겨내려고 애쓰면 결국 극복하게 돼요. 힘들 때 행복의 가치를 더 느끼게 되는 것 같아요. 늘 좋은 일만 있으면 행복의 가치를 모르게 되니까요. 


김학령 선생님의 이야기를 들으면 유연하시면서도 원칙적이시고, 멀리 보는 법을 터득하신 것 같아요. 


남궁옥분 힘든 것을 탓하기보다 멀리 보며 그 에너지로 극복하는 것이 좋은 방법인 것 같아요. 힘들 때마다 주문을 외우듯이 "남궁옥분 잘 될 거야. 잘 할 수 있어."라고 스스로에게 말하거든요.

김학령 지금까지 행복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는데요. 선생님의 가수 인생에서 가장 행복했던 순간은 언제였나요? 


남궁옥분 카네기홀에서 노래를 불렀을 때가 기억나요. 굉장히 영광스러웠어요. 80년대 후반에는 개방적인 사회가 아니라 그때 당시 카네기홀에 초대받기 어려웠거든요. 대한민국에서는 상상할 수 없는 무대에서 노래를 해봤으니 가장 행복한 순간이었죠. 


김학령 그렇다면 선생님 인생에서 터닝포인트라고 할 수 있는 순간은 언제였나요? 


남궁옥분 미사리에 30평 남짓한 곳에서 노래를 했어요. 그때 노래를 하는 가수로서의 사명감과 노래의 소중함을 알게 되었어요. 미사리에서 노래를 부르지 않았다면 지금처럼 행복하게 노래하지 못했을 것 같아요. 터닝포인트이후에는 내가 노래를 불러야 행복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죠.

김학령 선생님께서는 재능이 많으신데 새로운 목표가 궁금합니다. 


남궁옥분 한 가지 일에 10년 이상 자기를 던져보면 목표했던 봉우리에 갈 수 있어요. 한 우물을 파면 그 다음 목표는 조금 쉬워져요. 저는 올해 콘서트를 하면서 그림을 전시하고, 앨범을 발매하고, 책을 출판해서 팬들에게 한꺼번에 보여주고자 계획하고 있어요. 


김학령 바쁜 스케줄 가운데 스트레스 관리는 어떻게 하시는지 궁금하네요. 제 이야기를 먼저 하자면 운동할 시간이 따로 없어서 계단을 오르내리며 걷고, 일주일에 한두 번씩은 동료들과 술잔을 기울이며 이야기하는 일이 저만의 스트레스 해소법이에요(웃음).


남궁옥분 저는 스트레스를 많이 받을 때면 자연을 찾아요. 자연의 경이로움을 느끼면 스트레스가 착 가라앉아요. 겨울의 추위를 이기고 싹을 피우는 자연을 보고, 나무와 꽃을 보며 힐링을 해요.


김학령 이번호 테마인 소확행에 대해 말하자면 딸 셋을 보는 일상이 저의 행복이고, 기쁨이에요. 저는 요즘 들어 저의 행복은 곧 가족인 것 같아요. 젊었을 때는 목표만 추구했고, 그게 행복인 줄 알았어요. 그런데 그렇게 살면 가족들은 엄청난 희생을 치러야 하잖아요. 제가 만약 10년 전으로 돌아간다면 다른 길을 선택했을 수도 있겠다 싶어요(웃음).

남궁옥분 현재에 감사하고 즐기며 사셔야죠(웃음). 선생님께서는 충분히 잘 살아오셨어요. 의술을 하는 일은 하늘에서 주는 직업이에요. 저도 선생님 나이에 고민이 많았어요. 그런 고민과 함께 세상을 바라보는 눈이 바뀌더라고요. 인간은 그 시기를 지나고 극복하며 성장하는 것 같아요. 환자분들이 선생님을 통해서 얻는 행복이 많다는 걸 늘 생각하세요.


김학령 상담실에 찾아온 느낌이네요(웃음).


남궁옥분 가수라는 직업도 의사라는 직업도 마찬가지일 거예요. 슬픔이 차오르지만 웃으며 노래해야 하고 아무렇지 않은 듯 살아야하는 게 힘들죠.


김학령 선생님 덕분에 좋은 대화를 많이 나누었네요. 마지막으로 <보람애> 독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부탁드려요.


남궁옥분 예전에 어머니가 중환자실에 계셨어요. 매일 생사의 갈림길을 지켜봐야했죠. 그때를 떠올리면 '건강이 행복이구나.' 하고 생각해요. "아휴, 죽고 싶다.", "힘들어."라고 버릇처럼 이야기하시는 분이 있다면 한번쯤 생각하시면 좋을 것 같아요. 독자들께 바라는 게 있다면 건강하셔서 병원을 모르는 생활을 하시고, 또 병원과 가까이하시면서 건강을 관리하시길 바랍니다. 여러분이 행복하시길 기원해요.